객체지향이란 실세계를 직접적이고 직관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패러다임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이란 현실 속에 존재하는 사물을 최대한 유사하게 모방해 소프트웨어 내부로 옮겨오는 작업
그 결과물인 객체지향 소프트웨어는 실세계의 투영이며, 객체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에 대한 추상화다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개념은 객체지향에 대한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데 적합하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실제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하면서 객체에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실세계의 사물을 찾기는 어렵다.
마치 소프트웨어 방화벽과 건물의 방화벽 사이에 존재하는 의미적 거리처럼 소프트웨어 객체와 실세계 사물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은 희미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세계 객체와 소프트웨어 객체 간에 대응을 시키는 까닭은, 상태
와 행위
를 캡슐화하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자율성을 설명하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의 사람들이 암묵적 약속과 명시적 계약을 기반으로 협력하며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은 메시지
를 주고받으며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
하는 객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적합하다.
객체지향의 목표는 실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발자의 역할은 고객과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신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협력하는 사람들
카페를 가서 커피 한잔을 주문하는 작은 이벤트를 완성하는 데도 여러 사람의 조율과 조화가 필요하다.
커피를 주문하고 제조하는 과정은 역할, 책임, 협력이라는 세 가지 개념이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진다. 손님은 커피를 주문할 책임을 수행하고, 캐시어는 손님의 주문을 받는 책임을 수행한다. 그리고 바리스타는 주문된 커피를 제조하는 책임을 수행한다.
커피 주문이라는 협력
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가 맡은 바 역할
과 책임
을 다 했을 때 비로소 커피를 먹을 수 있게 된다.
이 세 가지 개념이 객체지향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협력은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되는데, 요청은 연쇄적으로 또 다른 요청을 유발한다. 그리고 요청을 받은 쪽에서는 주어진 책임을 다함으로써 요청에 응답한다.
요청이 연이어 발생하기 때문에 응답 역시 요청과 반대 방향으로 연쇄적으로 전달된다.
즉 요청과 응답을 통해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협력하는 과정 속에서 개개인은 특정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역할
은 어떠한 협력을 위해 책임이나 의무를 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책임
이라는 개념을 내포한다.
우리가 프로그래머라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이유는 훌륭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책임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협력을 위해 특정한 역할을 맡고, 역할에 적합한 책임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다음의 중요한 개념을 제시한다.
사람의 역할
1. 여러 사람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 역할은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3.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자율적으로 선택 가능하다.
- 이를
다형성
이라고 부른다.
4.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역할, 책임, 협력
위의 과정에서 사람을 객체
로, 에이전트의 요청을 메시지
로, 에이전트가 요청을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
로 바꾸면 객체지향의 문맥으로 옮겨올 수 있다.
이것이 객체지향을 설명하기 위해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은유를 차용하는 이유다.
협력의 핵심은 특정한 책임을 수행하는 역할들 간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목표는 협력을 통해 달성되며,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되고,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역할을 가진 사람에 의해 수행된다. 각 개인은 책임 수행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며, 이를 통해 연쇄적 요청/응답으로 구성되는 협력 관계가 완성된다.
다시 말해서,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인식하는 시스템의 기능은 객체들이 성실히 협력해서 일궈낸 결실이다.
객체는 어플리케이션 동작이라는 목표를 갖고, 각자 역할을 맡아 책임을 다하며 다른 객체들과의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다.
객체지향 설계는 적절한 객체에게 적절한 책임을 할당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책임은 객체지향 설계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 책임이 불분명한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의 미래 역시 불분명하게 만든다.
객체의 역할은 위에서 정리한
사람의 역할
과 동일하다.- 역할은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설계 요소
- 대체 가능한 역할과 책임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는 다형성과도 깊이 연관
협력 속에 사는 객체
객체는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 일반적으로 다른 객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능을 구현하게 된다.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이 협력이라면, 협력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결정하는 것은 객체다.
결국 협력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품질이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객체는 충분히 협력적이어야 한다.
- 다른 객체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응답하는 것
객체는 충분히 자율적이어야 한다
- 어떤 방식으로 응답할지, 요청에 응할지 여부까지 객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
객체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에 참여하지만 스스로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자율적인 존재다.
객체지향 설계의 묘미는 다른 객체와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개방적인 동시에, 협력에 참여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를 설계하는 데 있다.
상태와 행동을 지닌 자율적인 객체
객체는 상태
+ 행동
을 지닌 실체라고 정의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면, 그 행동을 하는 데 필요한 상태도 함께 가져야 한다.
객체 스스로 자율적인 존재로 남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동과 상태를 함께 지녀야 한다.
객체의 자율성은 객체의 내/외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객체는 다른 객체가 무엇을 수행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외부에서는 접근이 허락된 수단을 통해서만 객체와 의사소통해야 한다.
전통적인 개발 방법과 객체지향을 구분 짓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
과거의 전통적인 개발 방법은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구분
객체지향에서는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객체라는 하나의 틀 안에 함께 묶어놓음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협력과 메시지
메시지
: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사용하는 의사소통 수단
한 객체가 다른 객체에 요청하는 것을 메시지 전송
이라 하고, 다른 객체로부터 요청을 받는 것을 메시지 수신
이라고 한다.
메서드와 자율성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한다.
수신자는 수신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 후 미리 정해진 자신만의 방법에 따라 메시지를 처리한다. => 객체가 수신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
라 한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결과적으로 메시지에 대응되는 특정 메서드가 실행된다. 외부 요청이 무엇인지 표현하는 메시지와, 요청을 처리하기 위한 메서드를 분리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 캡슐화
객체지향의 본질
객체지향이란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객체를 이용해 시스템을 분할하는 방법이다
자율적인 객체란
상태
와행위
를 함께 지니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객체객체는 시스템의 행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
. 각 개체는 협력 내에 정해진역할
을 수행하며 역할은 관련된책임
의 집합이다.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
를 수신한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메서드
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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